드디어 나도 봤다. 겨울왕국!!
프랑스어 제목은 La reine des neiges. 눈의 여왕이다.
한국 개봉날이 출국 바로 전이라 못 보겠구나 했는데 생각해보니 여기서 보면 되는 거였다ㅋㅋ
다 프랑스어 더빙이라는 게 문제였지만...
프랑스에서 수입 상영하는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은 더빙처리를 거친다고 한다.
예전에 어느 교수님 말씀으론 TV에서 방영하는 외화시리즈도 그렇다고 하는데...
프랑스어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자부심, 그리고 영어에 대한 경계의식을 조금이나마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Chanvant에 있는 Panthé 극장
며칠 전 검색해봤더니 프랑스는 극장마다 영화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
하긴.. 극장 크기도 다 다른데 우리나라처럼 같은 게 이상한....가?
시내에서 본 다른 조그만 극장보다 (그냥 일반 건물에 극장이 있는 형태였다)
이 극장은 크기도 큰 편이고 조금 비싼 편인듯 했다
바쁘지 않은 시간이라 그런지 매표소에 사람은 없고 무인매표기를 이용하도록 해두었다.
영화, 날짜, 시간 고르고 카드로 결제!
기본 요금은 10유로, 학생할인 받으면 8.10유로
모든게 그렇듯 한국보다 조금 비싼 편이다.
(+ 다른 친구는 시내의 조그만 영화관에서 봤는데 6.5유로 정도 한다고.)
저기 맨 위에 것이 영화표이고, 두 번째는 카드영수증, 3번째는 팝콘을 할인된 가격에 준다는 쿠폰 같은 것.
상영관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다본 영화관 1층 풍경.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댜. 사람이 무섭게 없을 뿐.. 토요일 아침인데....
상영관 내부도 꽤 넓은 편이었는데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나를 제외하고 4팀.
거의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이었다.
한국처럼 의자가 접혀있지 않고 원래부터 내려와있다. 앞 의자와의 간격도 넓어서 쾌적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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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예쁘다고 칭찬받는 프랑스판 포스터.
글자크기를 줄이고 광고문구를 없앤 게 내가 보기에도 확실히 예쁘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이너들이 다소 어지러운 포스터를 만들어내는 건 상부의 명령 때문일까, 아님 그렇게 만드는 게 진짜 흥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인 걸까.
영화는..
프랑스어가 잘 들릴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애니메이션이라 표현이 많이 어렵지 않기도 하고, 노래에서 같은 구절을 자꾸 반복하니까 안 들리던 것도 들렸다.
중간에 상점 주인의 프랑스어는 조금 남미, 스페인 억양이 느껴졌다.우리나라 작품에서 사투리를 쓰는 것처럼 향토적인 효과를 주는건가?
미묘한 차이를 느끼는 게 재밌다.
화려한영상에 집중하랴 소리에 집중하랴.. 귀 쫑긋하고 듣느라 조금 힘들었지만.
이미 본 디즈니 영화들을 프랑스어 더빙 버젼으로 받아봐도 괜찮을 것 같다ㅎㅎ
라따뚜이, 월e, 업, 몬스터시리즈 등 픽사애니메이션은 어른들에게도 참 좋은 내용이라 생각했는데 어느새 디즈니도 그런 느낌을 준다.
과거에 하도 백인우월주의니, 여성의 수동성을 심어준다느니 까여서 그런가 캐릭터나 다루는 문화의 다양성 면에서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원래 디즈니 만화의 주인공이 이렇게 여자였나? 하긴 대부분은 공주구나.
그치만 이제까지의 디즈니 만화에서보다 여자주인공들의 고민, 결단,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잘 드러난 것 같다.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자신의 능력이 싫어 숨어버리는 '얼음공주' 엘사.
그리고 그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려는 구김살 없는 동생 안나.
큰 스토리 자체가 여자인물들 중심으로 돌아가니까 말이다.
한국에서 하도 난리라고 해서 더 보고싶었는데 사실 내용 자체는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건.. 사실 어른이 된 이후로 만화가 엄청 재밌진 않은 내 탓인듯 하다ㅠㅠ
항상 해피엔딩인 예측가능한 결말과 스토리구조들이 조금 지루할 때가 많다.
너무 자극적인 매체에 길들여진 것이 아닌가 반성하게 되는데..
겨울왕국은 그래도 '구원의 왕자님을 만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식의 전개까진 아니라 좋았다.
그런 걸 생각하면 슈렉이 맨 처음 나왔을 때의 충격이 잊혀지지 않는다.
어린 맘에 '마지막에 둘다 이쁜 사람이 되면 더 좋잖아.. 왜 괴물로 남는거야..'하고 두고두고 불평했던 기억이 난다.
주인공들이 괴물이라는 결말을 어릴때는 용납할 수가 없었나보다ㅋㅋㅋ
스토리는 뭐 그렇다 치고.. 컴퓨터그래픽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1990년대에 나왔던 알라딘 뮬란 등등의 2D 영화들도 테잎이 늘어질 때까지 재밌게 돌려보곤 했는데
요즘 만화영화는 정말.. 웬만한 실제영화보다 리얼하고 공들인 티가 나는 것 같다.
어차피 가상세계를 그려내는 거라면 로망과 환상의 끝을 보고 달려가겠다는 느낌이다.
얼굴 생김새는 비슷한데 엘사는 쿨톤 안나는 웜톤....이라던데ㄷㄷ
화장법, 피부색, 옷 색감까지 하나하나 정했을 디자이너들을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단 말밖에 안 나온다.
이런걸 보면 이전 디즈니의 2d 만화들도 3d 버전으로 보고싶다.
그리고 영화를 본 사람은 모두 빠져든다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캐릭터 올라프!♡
졸귀b
겨울왕국이 이렇게까지 흥행하는 이유에는 엘사의 미모(?)에 더불어 OST도 한 몫 하는 듯하다.
let it go 프랑스어 버전 Libérée, Délivrée
영화보고 이 패기가 채 가시기 전에 어서 가사 번역을 해보자^_^
La neige est reine à son tour
Un royaume de solitude
Ma place est là pour toujours
Le vent qui hurle en moi ne pense plus à demain
Il est bien trop fort
J'ai lutté, en vain
Cache tes pouvoirs, n'en parle pas
Pas d'états d'âme, pas de tourments
De sentiments
너의 능력을 숨겨, 그것에 대해 말하지 마
Libérée, Délivrée
Je ne mentirai plus jamais
Libérée, Délivrée
C'est décidé, je m'en vais
J'ai laissé mon enfance en été
Perdue dans l'hiver
Le froid est pour moi,
Le prix de la liberté.
자유롭게, 해방되어
Tout semble insignifiant
La tristesse, l'angoisse et la peur
M'ont quittées depuis longtemps
우리가 높은 언덕을 오를 때,
Je veux voir ce que je peux faire
De cette magie pleine de mystères
Le bien, le mal je dis tant pis
Tant pis.
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보고싶어
Les étoiles me tendent les bras
Libérée, Délivrée
Non, je ne pleure pas
Me voilà !
Oui, je suis là !
Perdue dans l'hiver
자유롭게, 해방되어
Mon âme s'exprime en dessinant et sculptant dans la glace
Et mes pensées sont des fleurs de cristal gelées.
내 능력은 하늘에서 왔고, 모든 곳을 휩쓸지
Je ne reviendrai pas
Le passé est passé !
나는 다시 돌아가지 않을거야
과거는 과거일 뿐
Libérée, Délivrée
Désormais plus rien ne m'arrête
Libérée, Délivrée
Plus de princesse parfaite
Je suis là !
Comme je l'ai rêvé !
Perdue dans l'hiver
아 근데 영화관 내부가 너무 추웠다.
패딩도 그대로 입은 채 보다가 나중엔 손발이 얼어서 의자 위에 몸을 공처럼 말고 있었다.
설마 내가 본 상영관이 4d......................?
끝나고 나오니 3시 즈음인데 그제야 영화관에 사람들이 모인다.
하긴... 토요일 1시는 프랑스 사람들에겐 이른 아침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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